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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무브 Project/현대시 읽기2

[금요일의 시방] 이연주의 시전집을 읽고 [금요일의 시방] 이연주의 시전집을 읽고   길혜민(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문제는 맨몸으로 기도문 한 구절 없이 버티는 용기와 저항의 힘이란다.                                                                「신생아실 노트」 중에서  벌써 시방을 시작한지 1년이 넘었다. 작년, 오션 브엉의 시집을 읽고 작은 에세이를 한편 쓰고 나서 다음 에세이는 이연주의 시전집을 대상으로 글을 쓰겠다고 생각한 것은 1년이 넘은 마음인 것 같다.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끝나지 않은 박사논문 때문에 여러 논문을 읽고 계속해서 확장성을 얻어나가려는 의욕에 충만했던 것 같다. 그때 마침 내가 꽂혀있던 소재는 1980년대 여성시인들의 작품에서 일종의 ‘궁핍상’ 같은 것이 비춰.. 2024. 7. 12.
문턱을 넘자 이미지가 쏟아졌다 문턱을 넘자 이미지가 쏟아졌다 (오션 브엉, 《총상 입은 밤하늘》을 읽고) 길혜민(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 *본 글은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현대시세미나 에 참여하고 정리한 원고입니다. 0. 지상에서 우리는 힘이 들어간 주먹 사이로 흘러나오는 모래는 이미지의 클리셰라 불릴 정도의 표현이라 생각한다. 나는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모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될 것만 같다. 어느 정도는 예상이 가능한 것처럼, 모래로 비유되는 것의 정체는 시이다. 그 자체로는 마음껏 힘을 쓸 수 없는 종류가 시를 읽는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자주했다. 별안간에 시는 문을 열어주기도 한다. 그리고 사람은 그 안에 갇힐 수도 있다고 오션 브엉이 말한다. 우리는 시를 읽다가 익숙한 해석의 길을 잃고, 그것의 바깥으로 밀려나버리는 .. 2023. 5.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