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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벅-모스3

김수환 - 두브로브니크 강좌(1990)와 수전 벅-모스의 『꿈의 세계와 파국』: 연대에 이르지 못한 우정에 관하여 3 두브로브니크 강좌(1990)와 수전 벅-모스의 『꿈의 세계와 파국』: 연대에 이르지 못한 우정에 관하여 3  김수환 | 한국외대  2-3. 두 개의 주권: 냉전의 종식과 꿈의 소멸 앞서 언급했듯이, 약 10년간의 모색을 통해 벅-모스가 도달한 통찰의 핵심은 지난 세기 동쪽과 서쪽을 지배했던 두 체제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공통 기획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두 체제를 “공통의 기획의 서로 다른 부분들”로 바라보게 되었다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그것은 벅-모스가 이제껏 (주로 벤야민을 통해) 고찰해온 근대성의 주요한 매개변수들, 이를테면 기계, 대중, 영화, 무엇보다 ‘충격’과 ‘마비’ 같은 키워드들을 더 이상 하나가 아닌 두 개의 유형으로 ‘몽타주’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 2024. 4. 25.
김수환 - 두브로브니크 강좌(1990)와 수전 벅-모스의 『꿈의 세계와 파국』: 연대에 이르지 못한 우정에 관하여 2 두브로브니크 강좌(1990)와 수전 벅-모스의 『꿈의 세계와 파국』: 연대에 이르지 못한 우정에 관하여 2  김수환 | 한국외대 2-2. 파국적 불일치: 냉전의 클리셰  파국적 균열은 강좌의 주제를 정하는 단계에서부터 이미 불거졌다. 소비에트에서 학술회의 제목을 붙이는 행위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던 벅-모스는 선택의 권한을 모스크바 측에 위임했는데, 뜻밖에도 그들이 제안한 제목은 “포스트모던 담론의 철학적 문제들”이었다. 이 제안이 불러일으킨 당혹감은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당시까지만 해도 “포스트모던”은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킬만한 (설익은) 개념이었을 뿐 아니라 해당 용어의 지지자와 비판자 모두에게 (후기)자본주의와 그것의 소비주의적 문화형태로 간주되기 일쑤였다(19.. 2024. 4. 18.
김수환 - 두브로브니크 강좌(1990)와 수전 벅-모스의 『꿈의 세계와 파국』: 연대에 이르지 못한 우정에 관하여 1 서교연 행사에 종종 참석해 주시는, 연구실의 '친구' 김수환 선생님께서 아주 흥미로운 글을 보내 주셨습니다.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되기 직전의 때에, 미국의 학자 수전 벅-모스와 소련의 철학자들이 만나 공동으로 진행했던 '두브로브니크 강좌' 이야기입니다. 러시아(그리고 소련)에는 스탈린, 푸틴,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벤야민과 알튀세르를 읽고 서구가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새로운 사유를 전개했던 철학자들, 발레리 포도로가, 옐레나 페트롭스카야, 미하일 리클린 등이 있었습니다. 김수환 선생님의 지성사적 '추리소설'을 통해 러시아-소비에트의 지적 유산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길 바랍니다. 이 글은 학술지 『노어노문학』 제36권 제1호에 수록되었습니다. 웹진 인-무브는 이 글에 김수환 선.. 2024. 4.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