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470

웹진 인-무브, 시작합니다. 웹진 인-무브, 시작합니다.     전주희 | 웹진 인-무브 편집장     인적 드문 골목 한 모퉁이에서 웹진 인-무브를 시작합니다. 이 곳에는 세상을 완전하게 설명해내는 새로운 철학 따위는 없으며, 신자유주의 이후, 새로운 자본의 축적전략을 내다보며 전세계 ‘프롤레타리아 과학’의 이름으로 정치적, 계급적 전망을 구체적이고 유연하게 제시할 입장 역시 없습니다.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이러한 것들이 아닐지 모릅니다.  작년 한해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사건이 있었다면 그것은 ‘강남역 10번 출구’와 ‘구의역 스크린 도어’에서 출발한 운동이었습니다. 그 수많은 포스트 잇의 물결속에 이론의 ‘자리’는 어디에 있었을까요?지난 겨울을 환하게 밝힌 수백만개의 촛불들이 더 뜨겁게 타오를 횃불이 되었는지, 간밤.. 2017. 6. 11.
<이상한 가역반응>을 시작합니다 을 시작합니다. 길혜민 | 국문학연구자 이상은 제가 알고 있는 이상한 시인들 중에서도 특히 이상함의 기원에 해당하는 작가입니다.이상 시집의 첫 번째 작품 제목은입니다.1931년도에 발표된 작품의 제목치고는 꽤나 현란하죠. 가역, 可逆되돌려본다는 뜻이겠죠.그런데 이상은 이 시에서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표현합니다.더 이상은 평행하지 않은 것, 그래서 꼭 붙어버린 곡선에 대해서 말이죠.굴곡진 직선과 되돌려보는 것이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것일까요. 비유클리드 기하학에 대해 무식한 제가 유추해보건대되돌아본다는 의식인 기억하기와 관련된 반응이 이상하다는 뜻 같습니다.과거를 떠올린다는 일이란 완전히 복원될 수 없는 기억을현재라는 시점을 끌어안고 볼 수밖에 없는 노릇이라는 시차에 대한 시인의 판단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후.. 2017. 6. 11.
페미니즘 번역을 시작합니다. 페미니즘 번역을 시작합니다. 밤새도록 쌓아올려진 페미니즘의 말들을 하나하나 읽어내려가며, ‘오늘의 페미니즘은 또 어제와는 다른 것이 되었군.’ 하는 생각을 하게 된 어느 날, 페미니즘 번역집단을 꾸리고 페미니즘의 말들을 더 많이 번역하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가 될 뿐만 아니라 우리를 더 강하게 연결시켜 줄 수 있도록 지금, 한국사회에서 페미니즘의 말들은 더 많이 생산되고 유통되었으면 합니다. 직접적인 논쟁에 개입하는, 혹은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글들에 비해 번역되는 페미니즘의 말들은 뒤늦게 당도하거나, 아니면 때 이르게 도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오래된 논쟁들과 복잡한 비판의 실천속에서 페미니즘의 짧은 글들을 번역하며 소개하는 일이 결코 무의미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2017. 6. 7.
작업실을 열며 : 인권에 전선이 필요하다구? 작업실을 열며 : 인권에 전선이 필요하다구? 정정훈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웹진 인무브에 온라인 작업실(workshop)을 열면서 간판에 ‘인권의 전선들’이라고 적어놓았다. 이렇게 작업실의 이름을 짓고 보니 무언가 어색하다. 왠지 인권이란 말에 스며있는 평화의 이미지와 전선(戰線)이라는 단어에 깃든 전쟁의 이미지는 어울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상충되는 느낌이다. 하긴 전쟁만큼 인권침해의 장이 또 어디 있겠는가? 인권의 전선들이란 그래서 모순적 조어인거 같기는 하다. 어쩌면 그 모순적 성격 때문이었던 것 같다. 작업실의 이름을 ‘인권의 전선들’이라고 지은 것은. 모순에는 긴장과 갈등의 냄새가 난다. 그리고 사고한다는 것은 그러한 긴장과 갈등과 함께 시작되는 것이다. 인권이라는 이념은 과연 그 의미가 확정되고,.. 2017. 6. 6.
백승욱의 <생각하는 마르크스>를 시와 더불어 음미하기 백승욱의 를 시와 더불어 음미하기     이상하 | 독립연구자      그 날 몇 건의 교통사고로 몇 사람이죽었고 그날 시내 술집과 여관은 여전히 붐볐지만아무도 그날의 신음 소리를 듣지 못했다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이성복 시 그 날 중   고유한 시대의 질병? 영원한 자본의 모순?         모든 시대마다 그 시대의 고유한 질병이 있다는 말로 시작하는 한병철의 세계적 밀리언셀러 피로사회 이후, 마치 하나의 축제마냥 경쟁이 벌어졌다. 서동진이 변증법의 낮잠 책 서두에서 말하는 것처럼 한국사회는 어떤 사회인지 어떤 고유질병이 있는지 분석한다는 XX사회 류의 책들은 넘쳐났고 하나의 붐을 이루었지만, 그중 피로사회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듣는 책은 판매량으로 따지는 대중적 영향력으로 보나 이론.. 2017. 6. 6.
[사회의 바깥, 소설의 안쪽]을 시작하며 '사회의 바깥, 소설의 안쪽'을 시작하며 지영 | 국문학 연구자 이 연재를 시작하면서 떠오른 질문은 세 가지이다. 소설가들은 왜 소설을 쓸까, 독자는 왜 소설을 읽을까, 나는 소설을 통해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윤이형 작가는 소설은 혐오를 사랑으로 바꾸지 못하지만 ‘대책 없이’ 소설 쓰는 일이 좋아졌다고 고백했다. 이 ‘대책 없음’에 공감하고, 이 ‘대책 없음’을 지지하며, ‘사회의 바깥, 소설의 안쪽’에 놓여 있는 ‘우리=타자들’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사실 실용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소설은 무용하기 짝이 없는 물건이다. 이해할 수 없거나 재미없는 소설을 읽고 난 후에는 나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도대체 작가는 이런 작품을 왜 쓴 걸까?’라는 의문이 마음 깊은 곳에서 짜증과 뒤엉켜 튀어.. 2017. 6. 4.